2007년 05월 17일
Public agenda VS Personal agenda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관한 정보, 친구와 나눌 이야깃거리, 생활 내에서의 여러 고민거리들. '개인의제'라는 것은 이와 같은 것들로 볼 수 있다. 의제라는 단어는 결국 잡담할 내용의 주제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거리 하나하나를 수치1로 보았을 때 가장 높은 수치를 지니게 되는 이슈들. 다수결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이 이슈들에게는 '공중의제'라는 명칭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올린 글이 TOP10에 들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듯이 가장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 의제가 공중의제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허나 정말로 공중의제가 다수결을 통해 채택된 의제인 것일까.
공중의제는 주로 미디어가 채택하고 주목하여 깊게 다루는 이슈라고 한다. 텔레비젼 라디오 인터넷같은 미디어를 다루는 것은 방송기술자일 수도 있고 방송기자나 신문기자 혹은 일반 누리꾼일 수도 있다. 이들도 결국은 자신만의 고민거리, 즉 개인의제를 가진 사람이다.
한 신문사가 있다고 하자. 데스크에 있는 높으신 분 A가 발간할 신문에 어떤 기사를 어느 위치에 넣을지 고민하고 계신다. 수많은 국민들이 읽을 그 신문의 기사와 그 기사의 위치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한 개인A 인 것이다. A씨 사적으로 이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넣은 사건이 독자에게 별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A씨가 사심때문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며칠동안 계속해서 큰 이슈로 부각시키며 내보낸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독자들 중에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개인취향의 정보만을 알아서는 살아나가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교성 중시의 현실주의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독자들은 반복적인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흥미없지만 세간 사람들은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보다.'는 생각에 그 기사를 주의깊게 읽고 일상 대화에서 이것을 이슈로 삼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공중의제는 악용될 수도 있는 허점이 있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악용할 소지가 있는 공중의제를 없애버리자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텔레비젼의 뉴스라는 프로그램이, 그리고 신문이, 인터넷에서의 뉴스란이 사라지는 것일까.
연예/문화면에 있어서의 영향력이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치적인 면에 있어서 만큼은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공중의제는 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6단계만 건너만 세상 모든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주위에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정치인이 없는 이상 국가의 중요사건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고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정치권의 사람들만이 주요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국민들은 무지한 채 정치인에게 끌려다니는 사회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주객전도가 된 민주사회는 점차 썩어갈지도 모른다.
스포츠면에서 볼 때는 월드컵 때의 붉은악마와 같은 단체 행동이 적어지게 될 것이다. 월드컵 당시 TV에서 "오늘 몇 시 시청 앞에서 몇 만명의 붉은 악마가 모이기로 했으나 몇 시인 지금도 벌써 몇 만명의 시민이..."같은 뉴스를 보고 나도 그 자리에 있고 싶은 마음에 뛰쳐나가는 사람들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단체로 즐길 때에 의미가 있는 것이기 이런 상황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개인과 공중. 이 둘은 매우 구별하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개념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닌 개념인 것이다.

# by | 2007/05/17 03:23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0)



